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평범한 하루에 담긴 특별한 순간들

by the honest lens 2025. 6. 4.
반응형

새벽에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어 눈이 떠졌습니다. 시계를 보니 3시 20분이었고, 좁은 복도를 지나 화장실에 가서 볼 일을 본 뒤 다시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직 이른 시각이라 창밖은 완전히 어두웠고, 가로등 불빛만 깜빡이고 있었습니다. 잠시 뒤척이다가 다시 이불 밑으로 몸을 숨기니 포근함이 느껴지며 눈꺼풀이 무거워졌습니다. 다음으로 눈을 떴을 때는 오전 7시 15분이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커튼을 열고 창밖을 보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습니다. 잔잔하게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마음이 한층 차분해졌습니다. 부엌으로 내려가 곰솥에 물을 끓이고 계란을 삶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생수 대신 정수기 물을 받아 곰솥에 넣고 불을 켜서 물이 끓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동안 밥통에 쌀을 씻고, 장작처럼 뚜껑을 덮어두었습니다. 물이 팔팔 끓자 계란을 조심스럽게 넣고 타이머를 7분으로 맞추었습니다. 계란이 익어가는 동안 커피 머신 전원을 켜고 드립 커피를 준비했습니다.

 

커피를 내리면서 한 순간도 차분함이 흐르는 듯했습니다. 빗소리와 어우러진 커피 향이 주방을 가득 채우자 ‘이런 순간을 맛으로 누린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타이머가 울리자 계란을 건져 찬물에 담갔습니다. 찬물에 계란 껍질이 식으면 벗기기 쉬우니 가끔씩 계란을 굴려보며 껍질이 잘 벗겨지는지 확인했습니다. 아침 식사로 준비한 메뉴는 삶은 계란 두 알, 구운 식빵 한 조각, 그리고 시금치 샐러드였습니다. 시금치는 물에 깨끗이 씻어 공기에 살짝 숨을 죽인 뒤 소금과 올리브 오일, 레몬즙을 넣어 가볍게 버무렸습니다.

 

식탁에 둘러앉아 한입씩 음미하며 아침 식사를 즐겼습니다. 빗방울이 창문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니 마치 작은 힐링을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아침 식사 후에 설거지를 마치고, 몸에 베인 물기를 닦으며 가벼운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어깨와 허리에 피로가 남아 있어 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주니 기분이 한결 상쾌해졌습니다.

 

오전 9시가 되자 노트북을 켜고 문자로 받은 결재 요청 사항을 확인했습니다. 지난주에 제출했던 업무 보고서가 수정 요청이 왔던 것이 생각나서, 우선 보고서 수정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 수정해야 할 부분은 크게 세 가지였는데, 첫째는 통계 자료의 출처를 명확히 기재하는 것, 둘째는 그래프 표식을 더 시각적으로 보기 좋게 수정하는 것, 셋째는 결론 부분을 더욱 간결하게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그래프의 경우 막대그래프 대신 파이차트를 사용하는 것이 가독성이 좋다는 피드백을 받아 직접 엑셀을 열어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12시가 가까워지자 배가 고파 점심을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시골 장에서 사온 된장으로 된장찌개를 끓이기로 했습니다. 냄비에 물을 붓고 된장을 풀어 쌀뜨물 맛이 느껴지게 한 뒤, 두부와 애호박, 양파, 두릅나물을 넣고 바글바글 끓였습니다. 냄비 뚜껑을 덮고 5분 정도 익히니 구수한 된장향이 집 안 가득 퍼졌습니다.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 된장찌개와 함께 먹으니 속이 든든해졌습니다. 함께 곁들인 오이 장아찌와 배추김치도 맛이 좋았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마친 뒤, 오후 일정으로는 가까운 헬스장에 들러 가벼운 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지하에 내려가 러닝머신 위를 뛰기 시작했습니다. 비 오는 날씨 탓인지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하게 운동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5km 코스를 달린 뒤, 기구 운동으로 가볍게 팔과 다리 근력을 강화하는 루틴을 진행했습니다. 러닝머신에서 땀을 흘리며 달리기를 마치고 나니 머리도 맑아졌고, 몸 안에 쌓여 있던 스트레스가 조금은 풀린 기분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나서 오후 4시가 되었습니다. 남은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해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동료들에게 필요한 자료를 공유한 뒤, 다음 주에 있을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슬라이드에는 주요 키워드와 간단한 이미지, 그래프를 적절히 배치해 시각적으로 보기 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슬라이드를 완성한 뒤에는 한 번 발표 연습을 해보았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려 내일 아침에 다시 한 번 연습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녁이 다가오자 간단히 샌드위치를 먹기로 했습니다. 양상추와 치즈, 햄을 식빵 사이에 넣고 구워낸 뒤, 칠리 소스를 살짝 발라 입 안 가득 풍미를 느꼈습니다. 함께 곁들인 감자칩과 오렌지 주스가 기분을 한껏 끌어올려 주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저녁 7시 반쯤에는 책상에 앉아 잠깐 눈을 붙였습니다. 20분 정도의 짧은 낮잠은 머리를 리프레시해 주었고, 다시 기지개를 켜고 일어났습니다.

오늘은 자기 전 30분 정도 독서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책장에 꽂힌 소설책을 꺼내 읽기 시작하니 예상보다 빠르게 몰입되었습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의 감정 변화와 묘사가 날카롭게 느껴져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흥미로웠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9시 50분이 되었고, 눈꺼풀이 무거워져 책을 덮기로 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가볍게 스트레칭과 함께 간단한 스트레스 완화 호흡법을 시도했습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기를 반복하니 근심이 조금씩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 알람 시간을 내일 오전 6시로 맞추고, 머릿속으로 오늘 있었던 하루를 떠올렸습니다. 아침의 조용하고 평화로웠던 순간, 점심의 구수한 된장찌개 맛, 헬스장에서 느꼈던 강렬한 땀과 상쾌함, 그리고 독서로 밤을 마무리했던 온전한 시간까지. 특별한 사건은 없었지만, 소소한 순간들이 모여 하루를 채웠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작은 다짐을 스스로에게 건넸습니다.

“내일도 지금의 소소한 일상들 속에서 작지만 큰 행복을 찾자.”

이 말을 곱씹으며 눈을 감았고, 곧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반응형